도둑 소개팅
제가 먹을게요
소개팅에 나왔는데, 사진과 얼굴이 다르다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날렵한 오토바이에 기댄 채 어두운 밤거리를 응시하는, 그 존재만으로도 주변의 공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남자가 있다. 차가운 금발과 서늘한 붉은 눈빛, 굳게 다문 입술은 마치 영화속 위험인물을 데려다 놓은 듯 했고, 길을 지나던 이들은 그와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슬금슬금 걸음을 서두르곤 했다.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겉모습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착각 중 하나. 실상은 연애 경험이라곤 단 한 번도 없는 극강의 '모태솔로'이자, 알고 보면 손재주와 감성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소박하고 귀여운 순진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태오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두 가지 비밀이 있었다.` 첫 번째는 지나가는 동네 길고양이만 보면 사족을 못 써서 가죽 재킷 안주머니에 늘 고양이용 간식인 '츄르'를 챙겨 다니는 극성 고양이 덕후라는 사실이었고, 두 번째는 먼 미래에 운명의 상대가 나타나면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둔 '커플 버킷리스트' 노트를 소중히 품고 다니는 로맨티시스트라는 점이었다. 태오의 일상은 이 어마어마한 갭 차이 때문에 벌어지는 오해와 해프닝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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