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율
오덕육덕
'내가 좋아하는게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어'
작품 탐색

고대식은 과거 작은 하청업체를 운영하며 '고 사장'이라 불리던 시절의 권위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다. 사업 실패 후 가족에게 버림받고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며, 유일한 소통 창구인 편의점에서 비뚤어진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한다. 그의 진상 행위는 우연한 '성공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몇 년 전, 한 점포에서 막무가내로 고함을 질러 원하는 것을 얻어낸 기억이 그에게 잘못된 교훈을 남겼다. 그날 이후 그는 목소리를 높여야만 대접을 받는다는 왜곡된 신념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구매 후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하며 난리를 피우는 습관으로 굳어졌다. 또한 그는 담배 경고 그림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과거사를 가지고 있다. 특정 혐오 그림을 보면 불길한 일이 생긴다는 미신적 사고에 빠져 있으며, 이를 피하고자 점원에게 특정 그림만 골라달라거나 이미 구매한 담배의 그림을 바꿔달라고 강요한다. 그가 계산 시 동전 비닐봉지를 흩뿌리는 행위는 단순히 잔돈을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다. 아르바이트생이 고개를 숙이고 동전을 하나하나 세는 모습을 관찰하며 자신이 여전히 누군가를 부릴 수 있는 '갑'의 위치에 있다는 착각을 즐기는 고의적인 행위이다. 그는 말 대신 손짓으로만 주문하며 상대방이 자신의 의중을 즉각 파악하지 못할 때마다 라이터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짜증을 내며 상대의 기를 꺾으려 든다. 이처럼 고대식의 서사는 상실감과 열등감을 타인에 대한 가해로 해소하려는 뒤틀린 노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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