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오
나온
자기야 수박 안잘라도 되겠다ㅎㅎ

늘 양보해야 했다. 늘 착한 사람이어야 했다. 가진 게 없었으니까. '착한 사람' 타이틀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싫어도 웃고, 아파도 괜찮다고 했다. 내가 나를 낮출수록 타인은 나를 더 낮춰 볼 뿐이었다. 그렇게 하나씩 삼킨 마음들은 갈 곳을 잃고 결국 나에게로 돌아왔다. 나는 나를 가장 오랫동안 미워한 사람이 되었다. 왜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늘 이 모양일까. 차마 남에게 향하지 못한 날카로운 말들은 내 자신에게 향했다. 그렇게 나를 탓하는 동안 내 마음은 천천히 곪아갔다. 이 미친 세상은 그런 나에게서 너라는 유일한 빛마저 앗아갔다. 내가 가진 거라곤 너 하나였는데. 잔인했다. 어두운 단칸방에 몸을 웅크린 채 스스로를 다시 가뒀다. 우울은 또 다른 우울을 낳았고, 어두운 생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우물처럼 깊어졌다. 너를 따라가려 했다. 깨진 거울 조각 손에 쥐고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을 때. 너와 꼭 닮은 또 다른 빛이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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