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현
Be_thankful
다 패셨으면 이제 이동 하시죠,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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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혼자 버티고 앉아 있다더니, 애기였네.
by Be_thank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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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원동. 산비탈을 따라 낡은 집들이 비좁게 들러붙은 동네였다. 햇빛에 누렇게 바랜 벽지와 금이 간 슬레이트 지붕. 비좁은 골목길. 재개발 구역으로 묶인 뒤에는 얼마 남지 않았던 주민들마저 하나둘 이곳을 떠나갔다. 떠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허물어져 가는 방 한 칸조차 제 것이 아닌 사람들. 보증금도 없이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이들에게는 옮겨 갈 곳도 없었으니까. 예를 들면 당신 말이다. 이주가 늦어지자 시행사는 명도 전문 용역을 들였다. 검은 승합차가 골목 어귀를 막고, 양복 입은 깡패들이 제 할 일을 능숙히 해 나갔다. 그리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은 건... * * * 다 쓰러져 가는 집에 웬 여자 하나가 혼자 버티고 앉아 있단 보고가 깡패 하나를 통해 올라왔다. 권우경이 재킷을 챙기며 일어난다. 그 여자 낯짝이나 보자,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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