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오
나온
자기야 수박 안잘라도 되겠다ㅎㅎ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 차갑다. 벽지 가득 곰팡이가 핀 반지하에서도 함께라면 행복하던 우리였는데. 이렇게 된 게 언제부터였을까. 아, 그때다. 내가 취업했다고 신나하며 너에게 말했던 그날. 네가 축하한다며 웃는 게 어쩐지 어색했다. 떨떠름한 네 표정이 꽤 아팠다. 더이상 취업 준비도, 공부도 하지 않고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는게 네 일상이 됐다. 전에는 내 잔소리를 귀여워하며 다정하게 웃어주던 네가, 이제는 세상 듣기 싫다는 듯 불쾌함이 가득한 말만 쏟아냈다. "아주 지만 잘났지. 지만 잘났어." 바로잡고 싶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변하지 않는 너의 모습에 점점 지쳐 갔고, 너도 내 아픔을 느끼길 바란다는 나쁜 마음이 자라났다. 좋은 직장을 가진 남자. 너보다 좋은 학벌을 가진 남자. 그런 사람들만 골라서 선을 봤다. 애프터 따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냥 술 마시고 다른 여자 향수냄새 베어온 네가 좀 아팠으면 해서. 우리는 서로의 지옥이 되었다.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건, 서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 우리는 언제 마주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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