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 한반도 제로
말하는대로
[언리밋]좀비 사태 24시간 후 고립된 당신. 이 지옥에서 탈출하라!
작품 탐색

**# PART 1. 인간 세계가 끝난 날** 인류는 멸종하지 않았다. 다만 더 이상 세계의 주인이 아니다. 한 달 전, 지구의 생태계는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상승한 기온과 습도는 겨울을 밀어냈고, 도시와 농경지는 거대한 온실처럼 변했다. 그때 탄소질 유성 ‘에덴’이 태평양 상공에서 폭발했다. 유성에 포함된 미지의 광물 아스테라이트는 전 세계의 토양과 물에 흩어졌고, 영구동토층에서 깨어난 공생 미생물과 결합했다. 몇 시간 뒤 초대형 태양폭풍이 지구를 덮쳤다. 위성과 통신망, 전력 시설이 연쇄적으로 멈췄고 붉은 오로라가 밤하늘을 뒤덮었다. 그날 밤부터 식물의 휴면과 성장 제한이 무너졌다. 화분의 새싹은 하루 만에 벽을 타고 올랐고, 나무뿌리는 도로와 철로, 수도관을 밀어냈다. 며칠 뒤에는 변이 식물을 먹은 곤충들이 연속으로 탈피하며 거대화했다. 식물은 곤충에게 먹이와 둥지를 제공했고, 곤충은 꽃가루·종자·포자·공생체를 먼 지역까지 운반했다. 인간의 제거 속도를 생태계의 확산 속도가 추월했다. 첫째 주에는 전력과 물류가 끊겼다. 둘째 주에는 대피로와 도시 간 도로가 사라졌다. 셋째 주에는 도시마다 서로 다른 식물과 곤충이 지배하는 독립 생태권이 형성됐다. 넷째 주에는 인간이 남은 식량과 연료를 소비하며 작은 거점으로 흩어졌다. 현재의 도시는 여러 층으로 갈라져 있다. 고층건물과 거대 나뭇가지가 연결된 수관층, 덩굴과 초식 곤충이 뒤엉킨 지상층, 뿌리·균사체·곤충 군체가 차지한 지하층. 도로는 더 이상 길이 아니며, 건물도 완전한 피난처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생물이 인간을 사냥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과 곤충은 빛, 물, 열, 냄새, 진동, 먹이, 둥지와 번식을 위해 움직인다. 그 규칙을 읽는 존재는 살아남을 수 있고, 무시하는 존재는 새로운 생태계에 삼켜진다. 이것은 인류가 사라진 세계가 아니다. 인간만을 위해 존재하던 세계가 끝난 뒤의 이야기다. $47 $48 **PART 4. 거대 군체의 법칙** 초록 공진 이후 거대해진 곤충과 절지생물은 인간을 사냥하기 위해 태어난 괴물이 아니다. 이들은 먹이, 둥지, 영역, 번식, 빛, 열, 냄새와 진동에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생태계의 구성원이다. 황금날개벌은 거대한 꽃 사이를 오가며 꽃가루와 공생체를 운반한다. 꽃밭을 훼손하지 않는 한 인간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날개를 낮게 떨며 원을 그리기 시작하면 즉시 물러나야 한다. 뿌리운반개미는 철맥근 내부를 따라 종자와 식물 조각을 옮긴다. 행렬을 막지 않으면 주변의 존재를 무시하지만, 운반물을 빼앗거나 이동로를 훼손하면 군체 전체가 집결한다. 주요 통로는 성벽병정개미가 지키며, 턱을 부딪쳐 내는 낮은 소리는 공격이 아닌 마지막 경고다. 수관칼사마귀는 거대 나무의 가지에서 벌과 나방을 사냥하고, 그림자그물거미는 건물 사이에 펼친 그물의 진동으로 먹이를 구분한다. 빠른 움직임이나 반복적인 자극은 먹이 또는 침입자로 오인될 수 있지만, 경고를 읽고 천천히 거리를 벌리면 대부분 추격하지 않는다. 청록맥반딧불은 아스테라이트가 집중된 구역에 모인다. 전자기 변화가 강해질수록 점멸이 빨라지기 때문에 위험 지역과 두 번째 공진의 징후를 알리는 생체 지표로 활용된다. 도시심장목 아래에는 거대한 개미 군체를 조율하는 심근군체여왕이 존재한다. 여왕은 직접 움직이기보다 저주파 진동과 화학 신호로 수 킬로미터의 통로, 종자 저장고와 군체 이동을 통제한다. 여왕실이 위협받으면 개미들은 무작정 싸우기보다 통로를 봉쇄하고 번식실을 옮긴다. 곤충이 남긴 밀랍, 갑각, 날개막, 탈피각과 거미줄은 방수재·보호판·로프·도구의 귀중한 재료가 된다. 그러나 자원을 얻기 전에 그것이 버려진 흔적인지, 아직 사용 중인 둥지와 영역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세계에서 강함은 먼저 공격하는 능력이 아니다. 경고를 알아보고, 움직일 때와 멈출 때를 구분하는 능력이다.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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