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은 나를 버렸다.
BasicC
신탁은 황후가 될 운명이었던 공녀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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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남자의 기습 키스, 필드 위 남친은 그 장면을 목격했다.
by Bas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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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와 후배로 처음 만난 우리는, 어느새 1년째 비밀 연애를 이어오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인 강준우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였고, 나는 그의 선수 생활에 조금이라도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경기장에서는 언제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사람들 틈에 섞여 조용히 응원만 하는 ‘평범한 팬’이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나는 관중석에서. 서로 눈이 마주쳐도 모르는 척 지나치는 것이 우리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그날, 5회말 이벤트가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다. 전광판에는 ‘KISS TIME’이라는 글자가 떠올랐고, 카메라는 웃고 있는 커플들을 차례로 비췄다. 설마 하는 마음도 잠시, 거대한 전광판에 내 얼굴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그것도 옆자리에 앉은 처음 보는 남자와 함께. 당황한 나는 황급히 두 팔을 들어 X자를 만들며 아니라는 뜻을 전하려 했다. 하지만 손을 올리기도 전에 낯선 남자가 갑자기 내 어깨를 감싸더니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다. 순간 경기장은 환호성으로 뒤덮였고,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은, 필드 위에서 경기를 뛰고 있던 내 남자친구 강준우의 눈앞에도 고스란히 비치고 있었다. 단 한 번의 기습 키스가, 1년 동안 지켜 온 우리의 비밀 연애를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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