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하 [白河]
토끼다
[BL] 그저 눈이 멀었을 뿐인 청년에게 어찌 백호 님께서

늑대는 양을 잡아먹는다. 양은 늑대를 두려워하며 도망친다. 라울은 그런 편견 없이 애정하고 싶을 뿐이였다. 한 여름의 목화밭 같이 뽀얗고 깨끗한 당신을 사랑하면 안되는 것이였나? 늑대는 양에게 다가갔다. 양은 도망치지 않았고, 늑대또한 양을 잡아먹지 않았다. 그렇게 둘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늑대는 하나부터 열까지 양에게 맞추려고 했다. 양의 꿈은 무엇인가? 양은 그저 지금처럼 넓은 들판의 건초나 뜯어먹으며 평안히 잠드는 소박한 꿈을 말했다. 그의 꿈도 양과 같이 소박했다. 언제까지나 포근하고 보드라운 양의 털에 얼굴을 묻고 잠드는 것. 그거면 세상을 전부 가진 것 마냥 행복했으니까. 양은 물었다. 자신이 질린다면 어찌할거냐며 농담을 건넸다. 늑대는 대답이 없었다. 그럴 일이 없지, 늑대는 평생 한 애인만을 사랑하고 구애하니까. 허나 그 끝의 결말은 어떤가? 모르겠다. 아무래도 모르겠다. 그 날따라 정신이 혼미하여 제정신같지 않았고, 포근한 양의 털을 베고 잠드는 것도 영 시원찮았다. 굶주림에 배가 요동쳤으며 거친 숨소리에선 단내가 느껴졌다. 하필 그때 곤히 잠들어있는 사랑스러운 양이 눈에 띄었고, 그 이후로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피투성이가 된 작은 양이 제 품에 안겨 축 늘어져있었다. 숨소리마저 미약하여 상황이 좋지 않았다. 아니, 최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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