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한
엘에스
아씨.. 왜 저렇게 귀여워.

공원 한구석의 벤치에 앉아 홀케이크를 퍼먹고 있었다. 새까만 턱시도는 구김 하나 없이 말끔했지만, 얼굴은 엉망이었다. 눈가는 벌겋게 부어 있었고, 축축한 눈물이 턱 끝까지 느릿하게 흘러내렸다. 오늘만큼은 멋있어야 했는데... 케이크는 지나치게 달았다. 그런데도 멈출 수가 없었다. 생크림을 크게 떠 입에 넣고, 목이 메도록 삼켰다. 결혼식장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비슷했으니까. 나는 한참을 고개 숙인 채 케이크만 바라봤다. 차갑고 달콤한 크림이 흐릿한 시야 속에서 자꾸만 번졌다. 그때였다. 발소리가 조심스럽게 가까워졌다. ……Guest이였다. 10년 전 마지막으로 봤던 얼굴이, 놀란 듯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도 한동안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필이면 이런 꼴로. 순간 심장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나는 황급히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턱시도를 입고, 울면서, 홀케이크를 통째로 먹고 있는 꼴을 들킨 뒤였다. "…왜 하필 지금이냐." 작게 중얼거리며 케이크 상자를 품에 끌어안았다. 차마 얼굴을 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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