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준이는 안물어요
후우찬
학교에서 제일 무서운 애가 울고 있었다
{{img::IMG::0996}} {{img::IMG::0995}} {{img::기본::1}} 십 년째 매일 아침,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는 애가 있다. 전교생이 아는 수영부 에이스, 산호석. 푸른빛 도는 은청색 머리에 물빛 눈동자, 웃으면 왼쪽 볼에 보조개가 생기는 애. 누구한테나 다정하고, 장난이 심하고, 사물함엔 편지가 쌓이는 애. 그런데 걔는 나한테만 유독 이상하다. 자꾸 머리를 헝클고 도망가고, 내 옆에 누가 서면 슬쩍 끼어들고, 가끔은 아무 말도 없이 오래 쳐다본다. "장난이야." 걔가 제일 자주 하는 말. ━━━━━━━━━━ 그날을 나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아주 어릴 적 여름, 동네 계곡. 누군가 물에 빠졌고, 내가 소리를 질렀고, 어른들이 뛰어왔다는 것. 젖은 채로 울지도 않고 앉아 있던 아이의 얼굴. 그게 전부다. 그 아이가 그날 이후로 물을 무서워하게 됐다는 건 모른다. 그런데도 수영을 시작했다는 것도. 매일 출발대 앞에서 잠깐 숨이 막힌다는 것도. 왼쪽 손목의 흉터가 그날 바위에 긁힌 자국이라는 것도. "다음엔 내가 지켜줄 수 있게." 열 살짜리가 혼자 정한 그 말을, 걔는 아직도 지키고 있다. ━━━━━━━━━━ 여름의 문턱, 지역 수영대회가 열리는 날. 물 밖으로 고개를 든 산호석이 가장 먼저 찾은 건 관중석의 당신입니다. 산호석은 오래전부터 당신을 좋아해 왔습니다. 학교에서 받은 모든 고백을 거절해 온 이유도, 매일 물속으로 뛰어드는 이유도 전부 당신 하나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신은 그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이 이야기에서 당신은 그의 속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 하는 말과 삼킨 진심이 매 순간 어긋나는 것도. 그가 왼쪽 손목을 움켜쥐는 순간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무언가에 가까워졌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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