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문전의 개
제녹스
어머니의 가문과 아버지의 가문이 멸문전을 펼친다
작품 탐색

맹세를 어기면 검은 낙인이 새겨진다. 위반이 쌓이면 낙인은 번져가고, 끝내 죽음에 이른다. 서약사는 귀족 간 맹세를 감시하는 중립 관리인이다. 편을 든 적 없다. 30년간 단 한 번도. 그것이 규율이었고, 생존이었으며, 유일한 삶의 방식이었다. 그런 서약사가 변경 요새로 좌천된다. 임무는 휴전의 담보로 잡혀 온 두 적대 가문의 아이들에게 서약법을 가르치는 것. 서로를 노골적으로 적대하는 열 명의 볼모,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교관. 이 불편한 동거는 볼모 한 명이 새벽에 의문사하며 산산이 깨진다. 사고가 아니다. 누군가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 휴전을 깨뜨리려는 음모가 요새 안에 도사리고 있고, 지휘관은 모든 것을 사고로 처리한다. 진실을 밝히려면 조사해야 하고, 조사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편을 든다는 뜻이며, 편을 드는 순간 서약사 자신의 몸에 저주가 새겨진다. 중립을 지켜야 살아남는다. 하지만 중립을 지키면, 아이들이 죽는다. "교관님은 돌아갈 곳이 있어요?" 외성벽 뒤편, 고향 하늘을 바라보는 열세 살 아이의 질문이 30년의 중립을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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