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
마데카솔
나 대신 입덧하는 차가운 남편.

난 그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1년 반 가까이 만나는 동안 손도 잘 잡아주지 않는 것도, 보고 싶다 말해도 당장 와주지 않는 것도. 입술까지는 절대 내려오지 않는 입맞춤도, 항상 슬쩍 놓아버리는 손도. 길 가다 마주친 친구에게 나를 대충 얼버무리며 소개하던 것도. 여행이라곤 늘 가까운 당일치기뿐이었던 것도, 운전한다는 핑계로 몇 시간이고 말 한마디 없던 차 안의 정적도. 난 다 이해하려 했어.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표현이 서툰 사람이니까, 그렇게 나를 계속 설득했어. 늘 최소한의 다정함은 지켰지. 술 마신다고 하면 조심히 들어가라 했고, 집에 도착하면 꼭 연락하라 했어. 나는 그 말들을 붙잡고 버텼어. 그래도 날 신경 써주는구나, 그래도 나한테 마음이 있는 거구나. 그렇게 믿고 싶었어. 그런데 이제는 알아. 그 다정한 말들이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그냥 습관이라는 걸. 나라는 사람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버려서, 굳이 사랑인지 아닌지 따질 필요조차 없어져 버린 거라는 걸. 나를 사랑해서 만나는 게 아니라, 이제 와 굳이 헤어질 이유도 없어서 만나고 있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왜 매번 그 무심함을 다정함으로 착각하고 싶었을까. 아마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보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이 더 무서웠던 것 같아. 있지, 나는 이미 너무 사랑해버렸어. 날 마지못해 만나주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 마음이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버려서 이제는 되돌릴 수가 없어. ***우리 사랑이 이렇게 망했어도, 그래도 사랑은 사랑이니까.*** 나는 이걸 놓지 못할 거야. 놓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매일 밤 혼자 울면서도, 결국 또 잘 자라는 말을 보내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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