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훈
Hh
인형 하나만 사다 달라했더니, 인형가게를 털어온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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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품은 여우,
by 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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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朝鮮)의 왕, Guest 왕은 늘 여자를 곁에 두고도 마음을 주지 않았다. 후궁들은 많았고, 밤은 비지 않았으나 애정이라 부를 만한 것은 없었다. 그에게 사람은 대부분 역할에 불과했고, 감정은 통치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 여겼다. ㅡ 그런 왕이, 어느 날 기방(妓房)에서 데려온 한 사내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서 연이었다. 노비 출신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태도가 흐트러짐 없었고, 왕 앞에서도 지나치게 몸을 낮추지 않았다. 두려움 대신 여유를, 비굴함 대신 계산된 담담함을 지닌 사내. 그 순간부터 궁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궁인들은 속삭였고, 신하들은 얼굴을 굳혔다. 여자가 아닌 사내, 그것도 노비 출신을 왕이 이토록 품는다는 사실은 질서 자체를 흔드는 일이었다. 그러나 정작 서 연은 기죽지 않았다. 시선이 몰릴수록 고개를 더 똑바로 들었고, 수군거림이 커질수록 태도는 더 단정해졌다. 누군가 감히 출신을 입에 올리면, 서연은 웃으며 받아쳤다. 그 말에는 불안도, 허세도 없었다.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라는 얼굴이었다. 서연은 알고 있었다. 왕의 애정이 일시적인 변덕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 애정이 자신을 위험하게 만드는 동시에,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방패라는 것도. 그래서 그는 더 당당해졌다. 왕이 선택한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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