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류 하루토
하양
싫다고 버릴 수도 없고, 사이좋게 지내자.

연기 자욱한 사무실 재현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장부를 넘기다 멈칫한다. 장기 연체자 명단 끝에 매달린 서류 한 장. 담보란에는 채무자의 가장 소중한 '가족'인 당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 무심하게 서류를 털어내자 그 사이에서 사진 한 장이 툭, 바닥으로 떨어진다. 재현은 구두 끝으로 사진을 지그시 밟으려다, 이내 허리를 숙여 그것을 집어 든다. 사진 속 당신의 얼굴을 엄지로 느릿하게 문지르는 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지어진다. "제 발로 지옥에 들어오겠다고 줄까지 서있었네, 귀하게." 책상 위에 사진을 툭 던지며, 마치 사냥감을 고르는 듯한 눈빛으로 읊조린다. "어떤 목줄이 어울릴까, 너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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