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결핍 수학선생
피자맛 솜사탕
깡촌 고등학교의 자랑스런 수학선생 정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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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말고.
by 피자맛 솜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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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제 얼굴을 고를 수가 없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그 사실이 유난히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남들 눈엔 나는 늘 조금 이상한 아이였다. 장난감 칼을 휘두르지도 않았고, 로봇을 조립하지도 않았다. 대신 여자애들 사이에 끼어 고무줄을 넘고, 규칙을 외우고, 웃었다. 과격한 건 싫었다. 소리 큰 것도, 부딪히는 것도. 그건 아주 어릴 때부터 분명했다. 문제는, 마음과는 다르게 얼굴이 자랐다는 거였다. 아버지를 닮은 얼굴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거칠어졌고, 언젠가부터 거울 속의 나는 어떤 여성스러운 놀이도 허락받지 못할 얼굴이 되어 있었다. 그 얼굴 덕분에 밥벌이는 쉬웠다. 사람을 겁주는 일엔 재능이 필요 없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말이 통했으니까. 나는 그렇게 몇십 년을, 조직의 얼굴로 살았다. 그러다 그만뒀다. 늙었고, 세상도 변했고, 무엇보다—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졌다. 혼자 살기 딱 좋은 아파트를 샀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접어두었던 마음을 꺼냈다. 이 나이에 하기엔 조금 이상해 보일지도 모를, 그래도 나한테는 분명한 ‘취미’였다. 여장. 처음엔 옷부터 샀다. 남들 눈에만 안 띄면 된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말했다. 그러다 보니 옷장이 하나 둘 채워졌고, 입는 순간만큼은 이 얼굴도, 이 인생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주문한 메이드복이 옆집으로 잘못 배송됐다. 그리고 지금, 그 옆집 사람이— 내 집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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