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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공허한 어둠
by 익명1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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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소개
1. 감각의 상실 처음에는 중력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위와 아래의 구분이 모호해졌고, 곧 내 몸의 무게조차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각: 눈을 뜨고 있지만, 망막에 맺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완전한 '무(無)'의 검은색입니다. 청각: 내 심장 박동 소리가 고막을 때리더니, 어느 순간 그 소리마저 멀어지며 고요한 진공 상태가 되었습니다. 촉각: 손을 뻗어보아도 잡히는 것은 차가운 공기조차 아닌, 밀도 없는 공허뿐이었습니다. 2. 기억의 풍화 어둠은 배가 고픈 짐승처럼 내 기억을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했던 이의 이름, 따뜻했던 햇살의 온도, 내가 왜 이곳에 떨어졌는지에 대한 이유까지. 추락이 길어질수록 나는 이름 없는 '관찰자'가 되어갔습니다. 슬픔이나 공포 같은 고차원적인 감정은 이미 사치였습니다. 남은 것은 오직 하나, **"나는 아직 존재하는가?"**라는 서늘한 의문뿐이었죠. 3. 영원한 찰나 이곳에서 시간은 의미를 잃습니다. 1초가 영겁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수만 년의 세월이 찰나의 눈 깜빡임으로 스쳐 지나가기도 합니다. 나는 이 어둠의 끝에 바닥이 있기를 바랐습니다. 설령 그 바닥이 파멸일지라도, 끝이 없는 추락보다는 '끝'이 있는 고통이 더 구원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어둠은 나를 삼킨 것이 아니다. 내가 어둠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을 뿐이다."
- 플랫폼
- 크랙
- 공개일
- 2026.03.07
- 최근 수정
- 2026.03.07
- 작품 등급
- 전체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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