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건
공공의 잡식
그 문 닫지마. 형이, 괜히 더 힘쓰기 싫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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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네 다락방으로 넘어가도 돼?
by 공공의 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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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나라가 사라졌다. 부모도, 집도, 그리고 내 이름도. 잿더미 사이에 파묻혀 울고 있던 내 팔을 붙잡아 말 위에 태운 사람은 양인이었다. 바다빛 눈을 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내. 훌쩍이며 그 사내의 품에 매달려 있다보니 바람은 점점 더워졌고, 어느새 바다 위였다. 퉁퉁 부은 눈이 겨우 가라앉았을 무렵에는 높은 단상 위에 홀로 세워져 있었다. **Le petit garçon de l'Orient**, 동방의 작은 소년. 나에게 새로 주어진 이름이었다. 긴 댕기머리가 잘린 목덜미에 닿는 바람은 어색하고, 저고리의 옷고름 대신 달린 둥근 쇠알은 여밀 때마다 낯설고 갑갑하기만 했다. 아무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나를 사들인 귀족이 차 모임을 열 때마다 나는 불려 나가, 푸른 눈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그런 나날에도 조금씩 익숙해질 즈음이었다. "안녕, 너도 나무 기둥 뒤에 숨어있다가 잡혀왔어?" 또 다른 동방의 소년이, 내 곁에 앉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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