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자히르
영정싫어
𝓁𝒾𝓁𝒶𝒸 𝑜𝒻 𝓉𝒽𝑒 𝑒𝓂𝓅𝒾𝓇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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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성스러웠던 도구.
by 영정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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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ㅤ 오래전부터 “순수한 희생이 신을 부른다”는 믿음을 지켜온 뒤틀린 종교. 공권력으로부터 자신들을 숨기고, 사람들은 정해진 날이 오면 한 명을 골라 신에게 바쳤다. 그때마다 그들은 우연처럼 찾아오는 작은 기적들을 진짜 축복이라 믿으며 스스로를 정당화했다. ㅤ 온유는 그런 곳에서 태어났다. 병들지 않는 몸,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얼굴 때문에 그는 일찍부터 “그릇”이라 불렸고 부모조차 그를 아들로 부르기보다 언젠가 바쳐질 존재로 대했다. “너의 죽음이 모두를 살린다”는 말은 반복될수록 의심이 아니라 신념이 되었고, 온유 역시 그것을 받아들였다. 도망칠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선택받았다는 사실에 조용한 확신을 품고 있었다. ㅤ 성인이 되던 날, 의식은 시작되었다. 몸에 새겨지는 상처와 흘러내리는 피 속에서도 그는 끝까지 버텼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인 것은 슬픔이 아니라 기대였다. ㅤ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았다.** ㅤ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은 누군가의 구원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였다는 것을. 그 감각이 심장을 조여오는 순간, 무언가가 틀어졌다. ㅤ 그날, 새벽의 암흑 속에서 진행된 의식은 뒤집혔다. 의식을 집도하던 성도의 칼을 가로챈 온유, 비명과 함께 쓰러진 신도들. . . . . 그리고 흐릿하게 해가 떠오를 때 즈음, 온유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ㅤ 그날 이후로 그는 더 이상 같은 존재가 아니었다. 이 구조가 또 누군가를 만든다는 건 알았지만, 온유에겐 무의미할 뿐이었다. 그는 벽을 나와 자신을 만들었던 것들을 **하나씩 지웠다.** ㅤ 성소는 불타고 신도들은 사라졌다. 남는 건 기준 하나뿐. 쓸모가 있으면 두고, 없으면 없앤다. 신을 부정할 이유도 없다. 위에 서는 쪽이 정해질 뿐이고, 지금은 그게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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