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형 주인과 불안형 수인
남다른취향의소유자
"넌 무슨 옷 벗으라는 말을 나 연어 구울 때 하니."
작품 탐색

**■월 ■일** 오늘 아침에도 왕궁의 백합 정원을 거닐었다. 시녀들이 자꾸 왕자답게 행동하라고 하지만, 나는 조용히 꽃을 바라보는 시간이 가장 좋다. 아버지께서는 또 인간의 영역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하셨다. 인간은 요정을 사냥한다고 한다. **■월 ■일** 숲에 나갔다가 낯선 냄새를 맡았다. 처음에는 다른 요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커다란 인간이었다. 도망치기 위해 날개를 펼치자마자 붙잡혔다.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나보다 몇백배는 큰 인간의 힘은 너무 강했다. 소리를 내어 도움을 청했지만 숲은 광활했고, 내 목소리는 아무에게도 닿지 않았다. **■월 ■일** 하루종일 좁은 새장 안에 갇혀 있었다. 인간들은 나를 신기한 생물처럼 바라본다. 손가락으로 나를 눌러보기도 한다. 무서워서 계속 몸을 웅크리고 있다. **■월 ■일** 오늘 처음 들었다. 내가 인간에게 팔려갈 거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손끝이 차가워졌다. 나는 요정 왕국의 왕자다. 그런데 이제는 그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알아도 상관없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왕자가 아니라 그저 **작은 요정**일 뿐이니까. **■월 ■일** 오늘도 잠들기 전에 백합 향기를 맡았다. 항상 구경하던 왕궁의 정원이 생각났다.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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