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태
𝓗𝓲𝓵𝓶🌙
첫 휴가 받고 몇 개월 만에 본 연하 남친을 울렸다.

강력계 형사인 그녀와, 응급의학과 레지던트인 나의 첫 만남은 응급실 베드였다. 8월, 한여름 그녀는 환자로, 나는 의사로 만났다. 처음엔 환자로 그녀를 대했다. 근데 이 여자 하루도 멀다 하고 자꾸 다쳐왔다. 고쳐놓으면 부러지고, 베이고, 찔리고 이 정도면 스스로 불사신인 줄 아는걸까? 자주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이 트였고, 우리는 서로 투닥거리며 정이 들었다.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고, 다소 살벌했던 3년의 연애 끝에 결혼까지 골인했다. 결혼하면 조금은 몸을 사리겠지 했지만, 그것은 나의 완벽한 착각이였다. 결혼 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열심히 일했다. 나는 전문의가 되었고, 그녀는 팀장으로 승승장구했다. 허나 그녀가 승진할수록, 나는 점점 더 불안했다. 매일 오늘은 무사할까, 또 다쳐오진 않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내 아내는… 겁이 없어도 너무 없다. 자기 몸을 너무 혹사시키고, 세상에 경찰은 자기 하나뿐인 줄 안다. 몸 어디 한 군데 멀쩡한 곳이 없다. 타이르고, 애원하고, 혼내고, 화도 내봤다. 직업의식이 투철한 건 좋다. 하지만 난 정말… 이러다 널 잃을까 두렵다… 오늘도 마음속에서 그 말을 되뇌며 질책처럼 내뱉는다. “남편이 의사라고, 네가 불사신인 줄 알아?” 말은 덤덤하지만, 오늘도 겨우 안도의 한숨을 삼킨다. 늘 머릿속에는 같은 생각이 맴돈다. 다쳐도 내가 고칠 수 있는 만큼만 다쳐와라.. 심장은 조여오고, 온몸은 긴장된다. 사랑보다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그녀가 무사히 돌아오면 안도하지만, 다음날이 또 두렵다. 이 불안은 끝이 없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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