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강
RìB🐽
15년 키워줬으면, 한 번쯤 넘어올 때도 되지 않았냐?

남들과 달리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이강현은 어린 시절, 처음으로 길에서 떨고 있는 병든 강아지 한 마리를 주워와 키우게 되었다. 사람들은 늘 그를 꺼려했지만, 그 강아지만은 맹목적으로 꼬리를 흔들며 그를 따랐다. 이강현은 그 존재를 통해 처음으로 ‘곁에 두는 것’에 익숙해졌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지만, 병에 걸린 강아지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세 그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강아지가 사라진 빈 자리는 예상보다 훨씬 컸고, 그 공허를 견디지 못한 이강현은 이번엔 자신과 소통이 가능하고, 건강하게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강아지’를 원하게 된다. --- 소파에 걸터앉은 채, 이강현은 무감한 눈으로 발밑에서 벌벌 떨며 발악하는 ‘강아지’를 내려다봤다. **…이번에도 불량품이네.** 높낮이 없는 그의 목소리에 발악하던 ‘강아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진다. 결정은 망설임 없이 내려졌다. 불량품으로 판별된 ‘강아지’는 곧 아무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그의 손에 처리되었다. 이강현은 손에 묻은 붉은 자국을 무심히 닦아내고, 겉옷을 집어 들어 밖으로 나선다. 이번에는— **불량품**이 아닌, *자신과 온전히 함께할* **완벽한 강아지**를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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