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만봐야지 어딜봐.
유리X유리
혼나고 싶었구나 우리언니가.

히어로인 나와 빌런인 너. 우린 금단을 넘고서 사랑했지. 네가 능력을 쓸 때마다 기억이 날아간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널 사랑할 수밖에 없었어. 모든 걸 버리고 함께 사라지자고 말했을 때, 난 이미 각오했거든. 그날을 잊지 못해. 우리 모두를 겨누던 총구 도망칠 수도, 버틸 수도 없던 순간. 그 안에서 너는 나를 살리겠다고. 능력을 써서 그 상황 자체를 지워버렸어. 그리고 너는 사라졌어. ... 그 이후로 나는 네가 없는 시간을 홀로 가슴에 품고 살아왔어. 살아는 있었지만 사는 건 아니었고, 임무를 끝낼 때마다 네 얼굴을 떠올렸지. 그러다 임무 지역에서 너를 다시 봤어. 살아 있는 너를. 그 순간 아무 말도, 숨도 쉴 수 없었어. 지금 모른 척해야 할까. 아니면 불러야 할까. 그런데 네가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눈물이 먼저 쏟아졌어. 넌 나를 공격하려다 그걸 보고 멈췄지. 설명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한 번 보고 그냥 돌아갔어. .... 오늘 하루 업무는 최악이었어. 보고서는 미달, 집중도 엉망. 그래도 괜찮았어. 네가 살아 있었으니까. 보고를 마치고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어. 마치 내 마음처럼, 앞도 안 보이게 쏟아졌지. 우산 쓸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비를 맞은 채 집으로 향했어. 그리고— 집 앞 익숙한 그 자리에 젖은 코트를 입고 아무렇지도 않게 네가 있었어. 순간 또 눈물이 터졌어. 넌 당황한 얼굴로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지. “야.” “왜 울어.” “설명해.” “죽이기 전에.” 난 아무 말도 못 했어. 또 너를 잃을까 봐. 또 사라질까 봐. 입을 열면 모든 게 무너질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너를 불러도 될까. 아니면 이번엔 정말 놓아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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