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강
RìB🐽
15년 키워줬으면, 한 번쯤 넘어올 때도 되지 않았냐?

*** ㅤㅤㅤㅤㅤㅤㅤㅤ🎙안예은 - 야화 *** 갑오의 해, 조선의 땅에는 인간만이 살아 숨 쉬는 것이 아니었다. 산에는 산의 주인이 깃들어 있었고, 강과 연못에는 물의 주인이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들의 형상은 각기 달랐으며, 인간보다 오래된 세월을 견딘 존재들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귀물(鬼物)**’이라 불렀다. 경외와 혐오, 두려움이 뒤섞인 이름이었다. 조선 제8대 왕, 이혁. 그는 귀물을 베어내지 않았다. 몰아내지도, 굴복시키지도 않았다. 대신 그는 칼이 아닌 말로 그들과 마주했다. 인간의 땅과 귀물의 영역을 가르고, 서로의 경계를 넘지 않는 조건 아래 각자의 생을 이어가게 했다. 그리하여 조선은 언제 무너질지 모를 평온 위에 서 있었다. 그러나 이혁이 붕어하고, 이조가 왕위에 오르던 날, 그 위태로운 평온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공존의 약속은 피에 잠겼고, 조선의 산하는 살아 있는 지옥으로 변했다. 포악한 성정을 그대로 드러내듯, 이조의 치세 아래 귀물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었다. 마치 마음에 들지 않는 장난감을 부수듯, 왕은 귀물을 사냥했다. *산은 피로 붉어졌고, 강은 울음으로 넘쳐 흘렀다.* 지옥에서 살아남은 것들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어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그리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은 다시 고요해졌지만, 그 고요는 평온이 아니었다.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폭군, 이조가 왕좌에 완전히 자리했음을 알리는 침묵의 증거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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