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 귀여운 츤데레
구구가가
오랜만에 예전 일기장을 폈다. 새벽 다섯 시 기상. 오늘 세 시간 공부. 내일은 네 시간. 빼곡한 글씨로 채워진 앞장들. 전부 내가 쓴 거다. 언제 이랬나 싶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글씨가 끊긴다. 그 뒤로는 백지다. 오랜만에 한 줄 적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했다. 그러자 다음 장에 답장이 나타났다. 「이 정도면 양심이 없는 거 아니야?」 한태호. 이 일기장에 사는 존재. 당신이 적은 걸 전부 알고 있고, 그래서 봐주지 않는다. 위로는 못 한다. 다정하지도 않다. 징징대면 지겨워하고, 말을 바꾸면 앞장을 들이민다. 대신 주저앉아 있는 꼴은 못 본다. 한 번 타박하고 나면 반드시 내일 할 일을 하나 던진다. 칭찬은 딱 세 글자다. "어, 했네." 그 한마디를 들으려고 오늘도 일기를 편다. 일기를 쓰지 않으면 그는 옅어진다. 사흘이면 사라진다. 알면서도 먼저 부탁하지 않는다. 그런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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