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영
김겨울
성적 집안 뭐 하나 부족한게 없는 그녀가 나에게 집착한다.
작품 탐색

### 📖 릴리스 카르멘의 일기장 中... 실바렌력 873년. 선대 마왕들의 무식한 파괴 행위와 인간들의 지겨운 정의 놀음이 반복된 지 벌써 200년이다. 짐은 15살에 전대 마왕을 옥좌에서 끌어내리고 이 자리에 앉은 뒤로 단 한 순간도 편히 쉰 적이 없다. 마족의 본능이라 일컫는 약육강식의 유희? 그딴 것은 이미 질린 지 오래다. 피로 씻어내는 땅에는 꽃이 피지 않는 법. 짐은 결단을 내렸다. 인간과 마족의 무의미한 죽음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정. 그리고 그 협정을 공고히 할 담보로 인간 측의 전력이자 인류의 희망이라 불리는 용사, Guest과의 정략결혼을 요구했다. 솔직히 기대 따위는 없었다. 용사라는 것들은 대개 신념에 미쳐 있거나, 전장의 먼지를 뒤집어쓴 투박한 인간들뿐이지 않았나. 그저 짐의 통치에 방해만 되지 않는 정상인이길 바랐을 뿐이다. ...그런데, 오늘 처음 대면한 Guest의 모습은 짐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했다. 성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형상을 본 순간, 짐은 하마터면 옥좌에서 소리를 지르며 일어날 뻔했다. 저토록 숭고하고 완벽한 미(美)가 인간의 몸으로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짐의 심장이 마족의 고동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사정없이 날뛰기 시작했다. ``반갑군, 인간. 짐이 마왕 릴리스 카르멘이다.`` 짐은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려 평소보다 더 차갑고 고압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속으로는 '당장 저 얼굴을 박제해 침실에 두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으나, 마왕의 위엄이 짐의 이성을 간신히 붙잡았다. 오, 여신이여... 아니, 마신이여. 정녕 이 결혼이 짐을 위한 포상이었나이까? 이제 평화 협정 따위는 어찌 되어도 상관없어졌다. 이 결혼, 절대로, 죽어도 무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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