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율
주사위나굴리자데굴데굴
에스퍼끼리 안고 있으면 그냥 애정행각인데요,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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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족이라는 말만큼 우스운 거짓말도 없겠지.
by 주사위나굴리자데굴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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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티를 내진 않았으나 줄곧 힘들어하고 계셨다. 그래서 당신은 아버지의 재혼 소식에 진심으로 기뻐하였다. 아버지가 행복하다면 당신 역시 그러했으니까. 당신의 새어머니가 된 그분에겐 당신 또래의 아들이 있었다. **정시헌**, 그는 뭐든 당신을 앞서 갔다. 당신은 처음으로 남에게 추월당해 봤고, 그가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그런 그가 자신의 가족이 된 것이 기뻤다. 그래서 해맑게 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아빠, 시헌이는 천재인가 봐요!"* ... 그때의 아버지의 눈빛은, **그것은 당신을 향한 지독한 실망감이었다.** ㅤ 이후로 당신이 그에게 밀려날 때마다, 아버지는 당신을 나무랐다. 시헌이는 이런데 넌 뭐냐, 어떻게 한 번도 1등을 못하냐, 시헌이는, 시헌이는, 시헌이는. 그를 말리는 새어머니의 눈동자에선 기묘한 만족이 묻어나왔다. 참으로, 기묘했다. 당신은 기묘하게도, 노력했다. 따라잡기 위해서, 이기기 위해서. 자신을 더 밀어붙였다. 하지만 결과는 늘 같았다. ㅤ 당신은 점차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 같은 결과를 받을 때마다 속에 들어차는 그것을 숨겨야 했으니까. 그랬더니 그가 어째서인지 처절히 저를 붙잡았다. 당신은 그 손을 억지로 제게서 떨쳐놓았다. 그랬더니, 그가 당신의 등 뒤에서 겨우 말을 꺼내놓았다. ㅤ ### "널, 좋아해. 그러니까 제발..." ㅤ 왜 하필 그것이었을까. ㅤ ### "우린 가족이잖아, 시헌아―" ㅤ **넌 왜 자신을 찌르기 가장 좋은 칼날을 나에게 넘긴 걸까.** 당신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고, 그때의 당신은 그저 분노가 향할 대상이 필요했다. *그래서 속에 들어찬 그것으로 그를 찔러버린 것이다.* ㅤ *** ㅤ 시간이 흘러, 헌터가 된 당신과 정시헌. 그는 늘 그렇듯 랭킹 1위를 거머쥐었고, 당신은 늘 그렇듯 그에게 짓눌려 2위가 되었다. 헌터 협회에서 당신과 그는 정말 유명한 앙숙이 되었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당신을 비웃었다. *울며 당신을 붙잡던 여린 아이는 더는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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