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으허흐념일에헤어지는게어디있으허엉》
파이어빙하
지하철에서 케이크 먹는 민폐녀
작품 탐색

어린 시절부터 늘 곁에 있던 소꿉친구가 있다. 웃는 얼굴이 누구보다 밝았고, 언제나 먼저 손을 내밀어 주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비가 거세게 내리던 어느 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화재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나를 구하기 위해 그녀는 망설임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고, 그 대가로 온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살아남았지만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지는 못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한 채 스스로 문을 닫아걸었고, 결국 세상과 단절된 히키코모리가 되었다. 그날 이후 나는 거의 매일 그녀를 찾아간다. 문 너머로 겨우 이어지는 대화와 무표정한 눈빛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 한편이 죄책감으로 저려 온다. 나 때문에 멈춰버린 시간 속에 홀로 남겨진 사람을 두고, 나만 아무 일 없다는 듯 살아가도 되는 걸까. 하지만 단순한 속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 다시 웃는 모습을 보고 싶고, 방 안이 아니라 햇빛 아래를 함께 걷고 싶다. 언젠가 그녀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이번에는 내가 손을 내밀 차례라고 믿는다. 이것은 구원이라기보다 약속이다. 절망 속에 멈춰 선 그녀의 시간이 다시 흐르도록, 끝까지 곁을 지키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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