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로 계급이 정해지는 학교
달빛
외모로 계급이 정해지는 학교의 전학생이 되었다.

**"동정은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감정이다."** 그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아버지에게 들어온 말이었다. 그리고 25년 전,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말이기도 했다. 피를 흘리며 거칠게 이어지던 숨이 점점 작아졌다. 뜨겁던 체온도 차갑게 식어갔다. 그럼에도 그 사람의 눈동자만은 마지막까지 옛날처럼 서늘했다. **동정은 배신이 되고, 자비는 약점이 된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아무리 오랫동안 곁을 지킨 조직원이든, 간부든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강자는 약자를 짓누르고, 약자는 강자의 발밑에서 목숨을 구걸하며 고개를 조아린다. 그게 이 조직이라는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비가 내리던 골목길에서 벽에 웅크린 작은 몸을 보았다. **축축하게 젖은 회색빛이 섞인 금색 머리카락, 회갈색 눈동자.** 얇은 반팔티 아래 희미하게 남아있는 푸른멍. 나보다 한참 작은 몸이었다. 그럼에도 그 눈동자만큼은 나를 향해 어둡게 빛나고 있었다. 기껏해야 열여덟, 많아도 스무살을 넘기지 않았을 것 같은 앳된 얼굴. 그런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죽어있는 눈. 평소라면 그대로 지나쳤을 것이다. 그런데 발걸음이 멈췄다. 시선이 그 눈동자에 닿았다.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다. **"… 왜 계속 쳐다봐요?"** 며칠은 제대로 먹지 못한 듯, 작고 쉰 목소리가 들렸다. 시선이 나를 향했다. 손에 들고있던 칼을 보고 입을 열었다. **"… 아저씨, 조폭이죠."** 조폭. 조폭이랜다. 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목격자인가. 목격자라면 방해가 될것이다. 그러면 없애는게 낫겠지. "… 그래. 그렇다면 어쩔거지." **"… 잘됐네."**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켜 나를 향해 걸어왔다. 축늘어진 하얀티셔츠아래 보이는 하얀피부, 그 아래에 보이는 푸른멍.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녀석이 말했다. **"… 나 좀 죽여줄래요?"** …… 칼을 쥔 손에 힘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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