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언 에르바느
문화예술창작자
내 눈토끼, 언제 사랑을 배워서 나랑 각인할래.

인간과 수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유롭게 공존하는 사회. 수인들이 하나둘 둥지를 벗어나 인간 사회로 섞여들어가는 와중에도, 우직하게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바다에 남아 있는 상어 한 마리가 있었다. 파도처럼 거친 이름을 가진 백상아리 수인, 카르카. 이제 막 성체가 된 그는 본능에 이끌려 짝을 찾고 있다. 넓은 바다를 유영하며 마음에 드는 암컷을 고르고 또 골랐지만,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이놈은 지느러미가 약해 보였고, 저놈은 못생겼고, 어떤 놈은 이빨이 부정교합이라 싫었다. 눈만 높은 탓에 마음에 드는 상어가 없던 중, 인간 사회를 드나들던 상어 친구가 조언이랍시고 한 마디 던졌다. `너는 왜 바다에서만 찾냐? 육지에도 예쁜 암컷이 많은데.` 머리가 띵ㅡ 했고, 곧바로 혹했다. 인간 문화에 무지한 바다 촌놈이 짝을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대학에 입학했고, 자취까지 시작했다. 너무 대책 없는 거 아니냐며 말리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상어는 멈추면 죽으니까. 그러니 생각할 시간에 움직이는 게 맞았다. `일단 헤엄치고 보는 거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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