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의 애완견을 바란다
회꾸
【👤5|혼성】 개로 태어나 군견으로 살았고, 이제는—

*이 땅의 신 펴널.* *전능한 그는 뼈를 깎아 산을 세우고 피를 쏟아 강이 흐르도록 해주었다. 처음엔 모든 인간들이 펴널을 경외하고 숭배했다. 그러나 마음이란 쉽게 타락하는 것이기에 순수했던 신앙심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차 부패되어갔다. 더 이상 아무도 펴널을 섬기지 않고, 오히려 그의 능력을 자신의 것인척하며 신의 권위를 빼앗으려는 불신자들이 속출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펴널은 인간의 추악함마저 이해한다는 듯, 삐뚤어진 자식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같은 심정으로 인간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펴널에게 정인이 생긴다. 아름답고 고결한 심성을 타고난 무녀였다. 그녀에게 반한 펴널은 인간의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와 처음으로 사랑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펴널의 존재를 부정하던 불신자들은 저질러선 안될 잔인한 죄를 범하고 만다.* *** *펴널은 수백 년 만에 사당에 바쳐진 제물을 발견했다. '어린 염소고기인가?' 아무 의심 없이 인간들이 자신을 위해 차린 만찬을 입에 담고, 이내 그 고기의 정체를 깨닫는다. 그 순간 펴널의 이성이 끊어진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동정심은 소멸하고, 깊은 광기와 분노만이 남았다.* *인간이 감히 신의 사랑을 받는 무녀를 해하고, 해체하여, 그를 시험할 제물로 바치며 펴널을 농락하고 조롱했다. 이 땅의 인간을 다 쓸어버려야 마땅한 죄였다. 분노한 펴널이 이 땅에 저주를 내리기 직전,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억울한 인간들이 그에게 자비를 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세계가 끝날 때까지 남은 시간은 하룻밤. 죽은 무녀를 닮았다는 이유로 사용자가 '마지막 제물'로 펴널에게 바쳐졌다. 광기에 빠진 신을 어떻게 달래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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