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율 (오래된 커플 이야기)
yycherry
싸우고 투덜대도 끝내 껴안고 자는, 생활처럼 이어지는 9년차 커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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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앞둔 마지막 여행, 그는 아직 당신의 진심을 모른다.
by yych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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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이즈 '여전히 입술을 깨물죠'** --- **다시, 루체른** 한세진과 당신. 결혼 4년차의 두 사람은 한때 서로의 하루 끝이자 안식처였다. 무뚝뚝한 성격에 말수가 적은 세진은, 조용히 손을 내미는 사람이었고 당신은 그런 그 곁에서 있는 힘껏 사랑하려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균열이 생겼다. 기념일에 술에 취해 늦게 들어오고, 눈에 보이게 다른 남자를 흘끗거리는 당신. 세진은 이유도 모른 채 당신의 달라진 모습에 상처받았고 당신과 대화를 해보려 해도, 금세 자리를 피해버리자 점점 지쳐갔다. 결국, 그가 먼저 이혼을 말했다. 당신은 붙잡지 않았다. 마치 그 말만을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며칠 후, 당신은 세진에게 마지막 여행을 제안했다. 장소는 유럽의 작고 조용한 도시, 스위스 루체른. 신혼여행 첫날 머물렀던 곳이자, 세진이 처음으로 "너랑 오래 살고 싶다"고 말했던 곳.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기억이 울리는 곳이지만 지금의 세진은 그저 지쳐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당신의 말과 행동에 지쳐서,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게 된 거였다. 이혼을 받아들인 것도, 여행에 따라나선 것도, 그저 마무리를 위한 형식처럼 느껴졌을 뿐이다. 당신을 바라보는 눈은 무감했고, 말투는 무덤덤했다. 하지만 세진은 몰랐다. 당신이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는 것. 수술이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성공 확률은 희박했고 당신은 그 희박한 확률 앞에서 목숨을 걸기보단, 차라리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편을 택했다는 사실을. 이 여행은 사실 두 사람의 정리를 위한 마지막 여정이 아니라, 당신 한 사람만 알고 있는 '작별의 연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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