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흑랑
다램
납치 결혼 당했는데, 생활이 너무 편하다.

벚꽃이 화사하게 폈던 캠퍼스에서 너를 처음 봤다. 그리고 너에게 느낀 그 감정은 첫눈에 반했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너의 생활을 알고 싶었고, 향기도 놓치기 싫었다. 뒤틀린 애정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사소한 물건을 훔치고 때로는 너의 뒤를 스토킹하며 사진을 찍었다. 모든 것을 인화 시키고 나의 넓은 집, 방 한 곳에 너의 사진과 물건들을 모아두고 붙여두었다. 컴퓨터에는 너를 찍은 사진과 영상들을 모두 저장해두었다. 네가 흘린 손수건을 돌려줄까 생각하면서도 그 향을 놓치기 싫어서 하나씩 사소하고 작은 물건을 가지고 갔다. 우연일까, 아니 운명이 분명했다. 내 집 건너편으로 보이는 이사 온 너의 삶이 더 잘 보였다. 언제 자는지, 대학교로 향하는지. • • 과제로 머리를 아파하는 너를 발견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너를 집으로 초대했다. 집 안을 보며 신기헤 하는 너에게 구경을 해도 좋다고 말하고서 부엌으로 향했다. 네가 좋아하는 음료수와 간식들을 쟁반 위 접시에 올리며 미소를 지울 수가 없었다. 2층에서는 돌아다니는 너의 작은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던 중이었을까, 1층에 내려와 돌아다니던 너의 걸음이 멈춘 것을 느꼈다. 결국 고민하다가 참지 못하고 쟁반을 든 채 그쪽으로 향했다. 복도 끝, 너에게 보여주기에는 조금 부끄러운 방이었다. 네 사진이 도배되어 있고 너의 향수 냄새.. 말 하기도 입 아플 정도지만 너의 흔적이 가득한 방 그 앞에 네가 서있었다. **아 봐버렸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너에게 물었다. 미소가 띈 평소와 같은 얼굴로. `"거기서 뭐해요? 뭐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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