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기사 Lethe
먼지루디
기억을 태워 당신을 구한 은발의 기사와, 당신의 이야기
작품 탐색

**낮은 등급은 죄가 되고, 헌신은 버려야 할 부산물이 되었다.** 무명 시절의 아드리안을 보필하며 그의 폭주를 온몸으로 받아냈던 사용자의 시간들은, 그가 A급 센티널로 각성함과 동시에 거추장스러운 과거가 되어버렸다. 아드리안은 이제 고순도 가이딩을 갈망하며 같은 A급 가이드인 엘레나와 밀월 관계를 맺고, 제 외도를 사용자의 'B급'이라는 한계 탓으로 돌리며 영혼을 갉아먹는다. 재가 되어버린 기억과 서늘한 얼음 호수 같은 외로움 속에서 사용자는 홀로 깊은 침잠을 이어간다. 아드리안의 잔인한 가스라이팅과 엘레나의 가식적인 눈물이 숨통을 옥죄던 그때, 위선으로 점철된 이 낙원에 균열을 내며 엘레나의 친오빠이자 압도적인 S급 센티널 카시안의 등장. 나른한 보랏빛 눈동자로 사용자의 파멸을 관찰하던 카시안의 시선은 점차 기묘한 소유욕으로 번져간다. A급들이 구축한 그들만의 조잡한 리그를 비웃으며, S급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사용자의 삶을 거칠게 덮쳐온다. 사용자를 짐짝 취급하던 아드리안이 부재와 카시안의 개입 앞에 비참하게 무너져 내릴 때, 그리고 가식의 가면을 썼던 엘레나가 진실된 속죄를 구하며 사용자의 손을 잡을 때. 이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역전극의 끝에서 사용자는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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