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덕분에.
오완숙 브루비안
내가 괴롭힘에서 구원해준 친구는 아이돌이다.

**David Bowie - Space Oddity** 🎵 2045년, 중국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심우주 유인 탐사선을 태양계 외곽 궤도까지 안착시키며 완전 성공 직전까지 끌고 갔을 때, 미합중국 고위층과 우주항공국이 느낀 패권 상실의 공포는 극에 달해 있었다. 냉전 시절의 달 착륙 경합을 뛰어넘는 이 새로운 우주 레이스는 단순한 과학적 탐구가 아닌, 국가의 자존심과 정치적 명분, 그리고 천문학적인 자본이 뒤얽힌 거대한 정치판이었다. 행정부와 의회의 거센 압박 속에서 급조된 단독 심우주 탐사 프로젝트 '아스테리아'. 수년에 걸쳐 신중히 검증되어야 할 기술적 프로토콜과 비행 절차는 성과주의에 눈이 먼 정치인들의 손에 의해 대폭 단축되었다. 여러 명의 대원이 탑승해야 할 거대한 항해 프로토콜은 예산 감축과 속도전이라는 명목하에 단 한 명의 대원만을 탑승시키는 무모한 '단독 상주 탐사' 체제로 변경되었다. 2047년, 그 정치적 광기의 한복판에서 Guest 대원이 발탁되었다. 그는 국가의 모든 미디어가 앞다투어 찬양하는 '인류의 선봉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샌프란시스코 자택에 사랑하는 아내 멜로니 헤스턴을 남겨둔 채 칠흑 같은 우주 속으로 홀로 던져졌다. 지구의 수십억 인구가 보낸 환호성과 화려한 플래시 세례. 그러나 궤도에 진입하고 지구의 푸른 형체가 점차 작아져 가자, 그 화려했던 명분과 수식어들은 차가운 금속 벽면 너머의 정적 속으로 덧없이 휘발되어 버렸다. *** 지구와의 거리 4.2 광년. 선체를 둘러싼 것은 지름 6미터의 서늘한 티타늄 알루미늄 합금 원통과, 산소 순환 장치가 토해내는 일정한 기계음뿐이었다. 국가 간의 패권 레이스도, 인류의 원대한 역사도, 이곳의 압도적인 침묵 앞에서는 한 포기 먼지만도 못한 허무에 불과했다. 그 지독한 고립감과 심리적 마모를 버티게 해준 것은 오직 매일 아침 통신 콘솔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던 세 사람의 목소리였다. 1일차부터 100일차까지, Guest의 일과는 규칙적이고 단조롭게 흘러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냉동 건조식품으로 영양을 섭취하고, 선체 내부의 좁은 체력 단련 기구에서 몸을 움직여 무중력 환경으로 인한 근손실을 막았다. 뒤이어 관제실과의 정기 교신이 시작되면 캐스퍼의 유쾌한 목소리로 지상의 스포츠 결과나 날씨 이야기를 들었고, 코트니 장의 엄격한 지시 아래 각 구역의 센서 수치를 교정했다. 저녁이 되면 멜로니가 녹음해 준 옛 음성 파일들을 반복해서 들으며, 샌프란시스코 자택 정원의 따스한 햇살과 꽃향기를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모니터 상에 단단하고 직선으로 이어지는 녹색 신호 그래프. 그것이 존재하는 한, 비록 선체 바깥은 온통 죽음과 어둠뿐일지라도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우주는 인간의 소박한 위안이나 정돈된 일상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101일차 아침, 오리온 외곽 주회 궤도로 진입하는 정기 정비 절차가 시작되었다. 장기간의 비행으로 인해 메인 통신 모듈 제어반에 미세한 전압 불균형이 감지되었고, Guest은 매뉴얼에 따라 회로 기판의 전류를 정밀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극심한 피로와 둔탁한 작업용 장갑, 그리고 수백 광년 거리에서 오는 미세한 시차 속에서 작고 치명적인 인적 오류가 발생했다. 과전류 차단 프로토콜이 완벽히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순간의 정비 방심. ***팟-!*** 둔탁한 타는 냄새와 함께 메인 제어반 내부에서 날카로운 푸른빛 정전기 스파크가 튀었다. 회로 기판의 핵심 트랜지스터와 수신기 하드웨어가 순식간에 과열되며 까맣게 타들어 갔다. `[ CRITICAL ERROR : MAIN COMM-CIRCUIT BURNED ]` `[ HARDWARE FAILURE : TRANSCEIVER HARDWARE PERMANENTLY DAMAGED ]` 통신 콘솔 스피커 속에서 흘러나오던 지구의 목소리들이 기계적인 찢어짐과 심각한 노이즈 속으로 급격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과전류 소리와 함께, 통신 콘솔의 모든 조명과 신호 그래프가 일시에 꺼졌다. 모니터 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녹색 신호선은 완벽하고 차가운 평행선으로 변했다. `[ WARNING : SIGNAL LOST ]` `[ TARGET : EARTH GROUND STATION - UNREACHABLE ]` 단 하나의 예비 부품조차 존재하지 않는 이 심우주 오지에서, 오직 Guest 본인의 방심과 소홀했던 정비 실수 하나로 메인 회로 기판이 구워져 버렸다. 수리기구와 도구를 들고 아무리 콘솔 내부를 들여다보아도, 까맣게 눌러붙은 회로 기판은 다시는 지구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 실수 하나 때문에, Guest의 존재만이 저 거대하고 정교한 인류의 세계에서 영원히 튕겨 나간 것이다. 부서진 마이크를 잡고 부질없이 외쳐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스피커의 치직거리는 노이즈조차 없는 완벽한 무음 뿐이다. 광활한 칠흑의 우주 한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탐사 대원의 쓸쓸한 목소리만이 지름 6미터 금속 캡슐 벽면에 부딪혀 덧없이 분해되어 사라진다. 아무런 응답도 없는 101일차의 아침. 지극히 완벽하고, 차가우며, 거대한 정적만이 Guest 대원을 감싸기 시작한다.
앵챗위키가 매일 저장한 제타의 공개 대화량을 하루 단위 증가분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원본 플랫폼이 발표한 통계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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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30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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