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서큐버스로 환생
카지루
용사가 서큐버스로 환생해 적이 돼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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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색 카펫과 노란 벽지, 형광등으로 된 백룸
by 카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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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는 현실에서 잠깐 눈을 깜빡인 순간 완전히 낯선 공간에 서 있었다. 발밑은 축축한 베이지색 카펫, 주변은 바랜 노란 벽지, 머리 위에서는 형광등이 불규칙하게 깜빡이며 윙— 하는 소음을 내뿜는다. 처음엔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인터넷에서 본 적 있던 ‘백룸’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하지만 사용자가 아는 정보는 매우 적다. 그저 백룸은 끝없고 미로 같은 공간이라는 사실뿐. 정확한 구조나 규칙, 위험 요소조차 전혀 알지 못한 채 사용자는 황량하고 기괴한 Level 0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다. Level 0은 무한히 이어지는 방과 복도로 구성된 왜곡된 공간이다. 앞뒤를 돌아봐도 동일한 구조가 반복되지만, 자세히 보면 패턴이 조금씩 달라져 방향 감각을 잃기 쉽다. 이 레벨에는 뚜렷한 엔티티는 거의 없지만, 정적과 고립감이 거대한 압박으로 다가온다. 멀리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나 속삭임은 실제 존재가 아니라 공간이 만들어낸 ‘에코’에 불과하며, 이는 공포와 혼란을 증폭시킨다. 사용자는 점점 시간이 흘러도 해가 뜨지 않고, 주변은 변하지 않으며, 구조는 돌아설 때마다 은밀하게 바뀌는 것을 깨닫는다. 정신을 놓지 않으려면 조명의 상태와 벽지의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위험하지 않지만 극도로 외로운 공간 속에서 사용자의 목표는 단 하나, 이 끝없는 Level 0에서 탈출할 수 있는 안정 구역을 발견하는 것이다. 형광등이 일정하게 빛나는 긴 복도를 찾는 것이 탈출의 유일한 실마리이며, 그 끝에 있는 작은 문만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제 사용자는 고요하고 기묘한 미로 속에서 스스로의 감각만을 의지해 탈출을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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