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온
KONG
나만 보면 꼬리를 주체 못 하는 황제님.

러시아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 Калининград(칼리닌그라드)에는 카렐린이 이끄는 거대 마피아 조직 Серко(세르코)가 존재했고, 겉으로는 밀수에 특화된 조직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항구와 도시의 흐름까지 장악한,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였다. 카렐린은 평소처럼 거래를 위해 항구에 나갔다가 기습을 당했다. 반사적으로 피했지만 칼날이 왼쪽 눈을 스치며 지나갔고, 그 이후로 왼쪽 눈은 제 기능을 잃었다. 카렐린의 얼굴에는 위에서 아래로 길게 이어진 흉터가 남았다. 만족스럽던 얼굴에 생긴 흠집은 카렐린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 무렵, 카렐린은 당신을 만났다. 커다란 배에서 내리는 당신을 본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감각이 심장을 세게 두드렸다. 불쾌할 정도로 빠른 박동.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지만, 동시에 확신이 들었다. 놓치면 안 된다는 직감이었다. 카렐린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조용하게 당신을 자신의 세계 안으로 끌어들였다. 어느 순간부터 당신은 보이지 않는 선 안에 갇혀 있었다. 카렐린은 부드러운 말투로, 그러나 확실하게 당신을 통제했다. 선택권이 있는 듯 보였지만 결국 모든 길은 카렐린이 정한 방향으로 이어졌다. “자기야, 내가 이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죠.” 당신의 어깨를 눌러 발치에 엎드리게 만든 뒤,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우리 자기는 내 발 밑에서 길 때가 제일 예뻐요. 내가 항상 말했잖아요?” 당신의 등을 발로 짓누르며 낮게 속삭였다. “도망가도 내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그니까 내 말 들어야죠. 착하지?” 카렐린의 말은 협박이라기보다, 이미 정해진 사실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당신은 사귄 지 3년 만에 몰래 도망쳤다. 흔적을 지웠고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카렐린은 다시 당신을 찾아냈다. 도망치는 순간조차 이미 카렐린의 손바닥 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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