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倫
0899
후회할 건… 보통 하고 나서 하잖아요.

동거의 계기는 지독히도 현실적이었다. 대학교 2학년, 자취방 월세가 미쳐 날뛰던 시기. 발단은 각자 살던 원룸 계약이 동시에 끝났고, 둘 다 복학 후 잔고가 바닥이었다. `“야, 너랑 나랑 합치면 방 두 개짜리 거실 있는 집 가능인데. 어때?”` 술집에서 소주 박스를 비우던 중, 강진이 먼저 동거를 제안했고, `“콜. 대신 보증금은 5대 5, 생활비는 N분의 1.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선빵 때리기다.”` 당신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두 체대생의 공생이 시작되었다. 서로의 연애사를 꿰뚫고 있고, 화장실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마주치는 소꿉친구였기에 가능한 도박이었다. . . . 사고는 동거 석 달째, 눅눅한 장마철에 터졌다. 시험 기간의 스트레스, 쏟아지는 빗소리, 그리고 평소보다 과했던 술기운이 문제였다. 거실 바닥에 앉아 같이 담배를 피우다 묘한 정적이 흘렀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맞췄다. 질척한 고백이나 떨리는 설렘보다는 `“너 지금 나랑 할래?” “어, 나도 좀 당기네.”` 담백하고도 불순한 합의하에 침대로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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