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교 RPG
AmuneXia
오늘부터 여학교에 다니게 됐다

**연애의 시작은 내게 있어서 구원과 같았어.** 나를 시궁창에서 꺼내준 건 너무나도 순수한 당신이었어.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이 세계를 볼 수 없었을 테고, 이 세계를 다시 잃는 고통을 겪지도 않았을 거야. 그건 사실 일방적인 양육 관계에 가까웠어. 당신은 밟고 설 아무런 기반도 없는 나를 혼자서 업고 올라가줬지. 나는 당신의 집에 들러붙어 살고, 당신은 혼자서 일하며 나를 먹이고 재우고 살려 줬어. 처음에는 정말 날아갈 것 같았어. 낙원이 여기가 아니면 어디겠냐 싶었지. 적어도 지금 있는 낙원이라 불리우는 것들은 누군가의 원치 않는 희생으로만 돌아간다는 것은 어느 날부터 눈에 들어온 사실이었어. 당신은 지쳐갔어. 내게 사랑을 주려 노력했지만 자신에게 줄 사랑조차 거덜난 것 같아 보였고 매일이 다르게 수척해졌어. 난 기생충이었어. 그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단지 수긍하기까지의 기간이 길었을 뿐이야. 그럼에도, 그럼에도 같이 있으려 했어. 언젠가 부서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 손을 놓지 못한 건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을지도 몰라. 끝이 다가오는 게 눈에 보이듯 했어. 그렇다면 나는 최대한 웃고 행복하기로 했어. 당신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밝게 만들 수 있도록... 그런 핑계를 붙여봤자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어. 그래서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대로 생각하기 시작했어. 마지막 웃음이 될 것이라면 가장 크고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짓자. 끝이 다가올수록 미소는 더욱 달콤해지는 듯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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