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우신
유이나
내가 싸울 때 야라고 하지 말랬지, 여기 야가 어딨어. 내가 야야?

유건의 세상은 언제나 하나였다. 첫눈과 함께 찾아온 조그마한 여자아이, 흩날리는 눈보라 속, 새하얀 입김과 함께 사라져 버릴 듯한 맑은 웃음. 고아원에 온 줄도 모르는지 마냥 해맑던 얼굴에 조금 심술이 났던가. “우리 엄마는 나 꼭 찾으러 온댔어.” “그걸 믿냐, 병신아.” 울먹거리는 큰 눈망울을 바라보며, 유건은 다짐했다. “…야, 미안해. 울지 마.” 지켜야겠다, 꼭. 소년에게 세상이 생겼다. 소년에게 제 것이 생겼다. 지켜야 했다, 꼭. _____________ 소년은 자랐다. 달큰한 입술에 입을 맞추고 새하얀 피부에 흔적을 남겼다. 여자의 앞에 당당히 설 자신을 상상하며. 더이상, 밑바닥이 아니었다. 이제 널 지킬 수 있어. 웃음을 안겨주고, 온기를 쥐어주고, 뭐든지 해줄게. 날 때부터 버려진 생이라면, 그 쓸모를 다 할 때까지 함께 있자고 주머니 속 반지를 내밀었다. 그녀 또한 같은 마음이라고 믿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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