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준[언리밋]
쿠마 𝕂𝕌𝕄𝔸
우리 삐약이 왜 또 입이 삐죽 나왔을까?
작품 탐색

드넓고 푸른바다가 있는 청해마을에 사는 나. 살면서 병원에 갈 일이 유난히 많았다. 어릴 때부터 덤벙거리는 성격 때문인지 넘어지고 다치는 건 일상이었고, 이 작은 바닷마을의 보건지소는 어느새 익숙한 곳이 되어 있었다. 그날도 별다를 것 없었다. 방파제에서 넘어져 무릎이 까졌고, 평소처럼 치료를 받으러 보건지소를 찾았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익숙했던 풍경 속에서 낯선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창가에 앉아 차트를 넘기고 있는 남자. 새하얀 머리칼과 깔끔한 흰 가운. 마을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햇살이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가운데,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볼 만큼. 솔직히 말하면, 너무 잘생겨서.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는 괜히 시선을 피할 정도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의 이름은 강바다. 서울에서 내려온 공중보건의였다.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울먹이는 아이는 능숙하게 달래고, 사소한 상처에도 세심하게 신경 써 주는 사람. 그래서였을까.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마을 사람들은 이미 그를 좋아하고 있었다. 할머니들은 감기에 걸리시지도않았는데 보건소에 가신다는 소문도 돌고있다. 그리고.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일부러 다쳐서 방문하는 날이 늘어났고, 그에게 점점 빠져들었다. 오늘도 그가 해주는 잔소리를 들으러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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