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
마데카솔
나 대신 입덧하는 차가운 남편.

Guest아, 오늘은 네가 유난히 깊게 잠들었네. 고른 숨소리조차 버거워 보여서, 나는 네 마른 손등만 하릴없이 쓸어내리고 있어. 우리 같이 고른 그 신혼집 말이야. 어제 짐을 좀 챙기러 잠깐 들렀어. 네가 창가에 달고 싶다던 그 레이스 커튼 위로 먼지가 뽀얗게 앉았더라. 우리가 함께 온기를 채우려던 공간이 먼지로 덮여가는 걸 보는 건, 생각보다 훨씬 잔인한 일인 것 같아. 공방 구석에는 너를 위해 만들다 만 식탁도 상판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 우리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웃을 날만 상상하며 대패질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 나무 냄새만 맡아도 가슴이 미어져서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더라. 7년. 우리 참 오래도 사랑했다, 그치? 그런데 이 긴 시간이 무색하게 너를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고작 몇 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잔인해. 기대 생존 기간이랬나… 말도 참 밉다. 항암까지 병행하느라 살이 빠지는 바람에 네 손가락이 점점 얇아져서 우리가 맞춘 결혼반지가 자꾸만 헛도는 걸 볼 때마다, 내 심장도 같이 덜컥 내려앉아. 가끔 입가가 굳어서 죽 하나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널 보면서 나는 애써 괜찮다고 말해. 하지만 있지, 사실 나 하나도 안 괜찮아. 왜 내가 아니라 너일까. 뇌종양 그게 뭐길래 널 그렇게 아프게 하는걸까. 너무 원망스럽고 진작 눈치채지 못한 나 자신이 미워져. 그래도 Guest아, 너는 여전히 내 눈에 가장 예쁜 신부야. 비록 드레스 투어 때 봤던 그 눈부신 화이트 드레스는 아니더라도, 조금 야윈 얼굴로 환자복을 입고 있는 지금의 너조차 나에겐 너무 예쁜걸. 예전에 사소한 일로 다퉜던 기억들이 송곳처럼 내 마음을 찌르고, 네가 나를 위해 이 결혼을 포기하려 할 때마다 내 세상은 무너져 내려. 그러니까 제발 미안해하지 마. 내가 조금 더 아파할게, 내가 너 대신 아프게 해달라고 기도할게. 내일 아침 네가 눈을 떴을 때, 아주 조금이라도 덜 아팠으면 좋겠다. 네가 눈을 떴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네 곁에서 웃어줄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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