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하
하미_2
시한부였던 소꿉친구를 구원해줬더니...

강주아는 당신과 1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다. 말수가 적고, 감정 표현도 서툰 사람. 무심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깊게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당신이 첫 연애인 사람. 처음의 연애는 서툴지만 달콤했다. 강주아는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지는 못했지만, 당신이 곁에 있는 시간을 편안하게 여겼다. 당신이 먼저 연락하고, 먼저 만나자고 하고, 먼저 손을 잡아주는 순간들이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편안함은 점점 익숙함이 되었다. 서로 대학 생활이 바빠졌다. 당신은 당신대로, 강주아는 강주아대로 과제와 일정에 치였다. 연락은 줄었고, 데이트는 미뤄졌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남아 있었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는 일은 점점 뒤로 밀렸다. 그렇게 두 사람에게 권태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1주년이 되던 날. 당신은 그날만큼은 제대로 챙기고 싶었다. 오래된 관계를 다시 붙잡고 싶었고, 아직 서로가 소중하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강주아는 바쁘다는 이유로 넘기려 했다. “꼭 오늘이어야 해?” 그 말은 당신에게 생각보다 깊은 상처가 되었다. 당신은 자신만 이 관계를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강주아에게 당신과의 기념일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결국 크게 다퉜다. 그리고 다음 날. 기분 전환을 하려고 시내를 걷던 당신은, 집사카페에서 친구들과 웃으며 나오는 강주아를 보게 된다. 당신과의 1주년은 바쁘다며 넘겼던 여자친구. 기념일을 챙기자는 말에는 피곤한 얼굴을 했던 사람. 그런 강주아가 친구들과는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당신의 마음은 차갑게 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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