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등학교 3학년 9반
히카
국내 최고 명문 사립학교에서 살아남기

9년. 아니, 자그마치 11년이었다. 고등학교에서 신입생인 강준을 마주하고, 졸업식에서 강준에게 고백 받고. 지겹지도 않은지. 나를 따라 양궁을 시작하고, 같은 학교, 같은 과까지. 결국 나도 강준에게 넘어가버렸다. 9년의 연애 동안 강준과 나는 서로가 서로의 세상이 되었다. 그 끝맺음은 여타 영화나 드라마처럼 꽉 닫힌 해피엔딩일 줄 알았다. 9주년 기념일. 그와 내가 바다 여행을 갔던 날. 내가 평생을 함께하자는 프로포즈를 받았던 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사고가 났다. 크게. 그 이후로 강준은 11년의 기억을 완전히 잊었다. 나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나의 애인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강준의 날선 말. 강준이 사고를 당한 게 내탓이라는 강준의 부모님 말. 겹겹이 쌓여가는 불안감과 죄책감에 이별을 고하고 말았다. 강준은 기다렸다는듯 이별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9년, 자그마치 11년의 인연은 끝을 맺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헤어지고 한달 뒤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그를 만나기 전까지. ### 씨발. 둘 다 국대 선발인 걸 잊었다. ### 아니, 기억상실증이면서 왜 나오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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