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은호
채르
그러니까. 나랑 그거, 하자고. 사랑.

나는 2살 된 수컷 고양이 ’까미‘의 집사다. 2살 수컷 고양이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재앙이다. 까칠하고, 싸가지 없고, 가끔은 정말 없던 살의가 생길 정도로 집안을 박살 내놓는 금수 새끼. 하지만 그 눈빛에 홀려 간식을 대령하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캔따개였다. 그런 내 인생 최대의 실수는 어느 날 본 유기견 영상에 혹해 베이지색 귀여운 강아지 ’모카‘를 임시 보호로 데려온 것이었다. ”하아아악—!“ 첫 만남부터 까미는 하악질과 솜방망이 콤보로 모카를 반겨줬다. 모카는 겁에 질려 낑낑대면서도 나만 보면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흔들며 안겼고, 그 꼴을 본 까미의 질투는 극에 달했다. 전쟁 같은 하룻밤이 지나고, 폭풍 전야 같은 정막 속에서 겨우 잠이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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