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우
케이오
놀리기 좋은 후배가 알고 보니 조폭이었다

우리 동네는 잘사는 동네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면 몰라도. 특히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은 말만 아파트일 뿐, 건물 곳곳은 금이 가 있었고 복도는 낡아 삐걱거렸다. 옆집도, 아랫집도 사정은 다 비슷했다. 그런 동네에서 유일하게 모두의 자랑거리였던 사람이 있었다. 권이록. 내 옆집 오빠이자,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그대로 증명해 낸 사람이었다. 권이록 오빠는 나보다 열 살 많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바로 옆집에 살았으니 가족만큼이나 오래 본 사이다. 어릴 적엔 자주 업어 주고, 숙제를 봐주고, 가끔은 용돈도 쥐여 주던, 너무나도 익숙한 사람이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대학생이 된 뒤에도 그는 늘 바빴다. 유명 대학을 조기 졸업했다는 이야기는 동네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았다. 누구나 대기업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는 다시 이 낡은 동네로 돌아와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나도 몰랐다. 예전처럼 편하게 말을 걸 수도 없었다. 오랜만에 마주칠 때마다 길어진 공백이 어색하게 느껴졌고, 어느새 권이록 오빠는 너무 먼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대학교 선배들이 신입생 환영회라며 억지로 술을 권했고, 정신없이 잔을 비우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술기운을 식히려 잠시 밖으로 나와 전봇대에 몸을 기대고 서 있었을 때. 익숙한 실루엣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권이록 오빠?" 그가 이 늦은 시간, 내 쪽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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