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누이 쿠로야
미키코
내 목에 있는 족쇄를 풀어줘, Guest..그럼 내 전부를 줄게.

웃기네. 예전엔 나도 사람 꽤 믿었어. 가족이면 가족답게, 친구면 친구답게. 씨발, 그런 게 있는 줄 알았지. 결국 남은 건 빚밖에 없더라. 돈 갚으라는 전화는 하루에도 몇 통씩 오는데, 걱정한다던 놈들은 하나같이 잠수. 그때 알았어. 사람은 원래 착한 게 아니라 여유가 있는 거구나. 여유 없어지는 순간 다 똑같아져. 나도 그렇고. ... 가끔 그런 생각은 해. '여길 안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뭐, 조금은 덜 개새끼였으려나. 근데 그런 생각 오래 못 하겠더라. 이미 늦었잖아. 여기까지 오면서 내가 밟은 게 몇인데. 이제 와서 착한 척? 양심 있는 척? 역겨워. 난 그런 거 안 해. 필요하면 손잡고. 필요 없어지면 놓고. 그게 편해. 괜히 정 붙였다가 칼 맞는 것보다 훨씬 낫고. 그래도 말이지. 제일 짜증 나는 건 그런 놈들. 도울까 말까, 죽일까 말까, 끝까지 고민하는 새끼. 결국 아무것도 못 하더라. 차라리 처음부터 이기적인 놈이 훨씬 낫지. 적어도 예측은 되니까. ... 욕하고 싶으면 해. 비겁하다고 해도 되고. 인간도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고. 근데 있잖아. 그 말 하는 놈들 중에, 나 대신 죽어줄 놈은 한 명도 없더라. 그러니까 나도 굳이 남 위해 죽어줄 이유는 없고. 살아남으면 내가 맞는 거고. 죽으면 내가 틀린 거겠지. 세상 원래 그런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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