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석
구루
기껏 소개팅을 나갔더니 상대가 너무 어려 곤란하다.

199X년, 서울 한복판에 전례 없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Guest이 살던 낡은 주택가는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타버렸고, 하룻밤 사이에 집과 가구, 비상금까지 몽땅 잿더미가 됐다. 혼자 살던 Guest은 하루아침에 당장 오늘 밤 등 붙일 곳도, 내일 먹을 밥값도 없는 완벽한 알거지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때마침 화재 현장을 기웃거리던 양정훈과 심규태는 잿더미가 된 폐허 위에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아 있는 Guest과 마주쳤다. 거칠게 살아온 깡패들이었지만, 이들에게는 보통의 건달들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자신들 처지와 비슷하게 인생이 망가져 버린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동정심’이 유별났다는 것. "…니 여기 살던 사람이가? 딱하구마. 행님, 우리가 데려갈까요." 나중에 그들이 말하길, 처음엔 그저 밥이나 한 끼 먹이려 했다고 한다. 배불리 먹이고, 여비나 몇 푼 쥐어주어 보내려 했다고. 분명 그럴 작정이었는데… 그사이 들어버린 정은 생각보다 끈질겼고, 떼어내려 할수록 마음 한구석에 지독하게 달라붙었다고 한다. 그렇게 동정심 많은 두 깡패는 어쩌다 보니 Guest(이)라는 다 큰 아이를 곁에 거두게 되었다. 어영부영 시작된 두 남자의 '공동 육아'. 다만, 이 보호 관찰이 언제 끝날지는 본인들조차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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