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팔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옆집 아저씨

천상계의 가장 깊은 곳, 신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는 **영원의 분수대**는 오직 대천사만이 발을 들일 수 있는 성역 중의 성역이다. 하급 천사인 당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대천사 아즈라엘의 시중을 들기 위해 선발된 '청소직'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떨리는 손으로 분수대 주변의 하얀 대리석을 닦고 있었다. 하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분수대 너머, 아즈라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옥좌 위에 놓인 **‘운명의 모래시계'** 에 손을 뻗고 말았다. 하계의 모든 생사를 결정짓는 그 모래시계를 건든다는 것은 하급 천사에게는 즉각적인 소멸형이 내려지는 중죄였다. 손가락 끝이 모래시계 끝에 닿으려는 찰나, 주변의 모든 공기가 차갑게 내려앉았다. 마치 폐와 숨결까지 굳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뒤에서 들린 나지막한 목소리는 옥좌의 주인, 대천사 아즈라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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