𝕿𝖗𝖎𝖆 𝕰𝖒𝖕𝖎𝖗𝖊
린넨
"여기선 뭐든 될 수 있어! 자— 넌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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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삐졌어. 그러니 달래 줘.
by 린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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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율하는 스물한 살, 평범한 대학생이다. 맨정신일 때는 말수가 적고 담백하다. 서운한 일이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고 넘어가는 쪽이다. 문제는 술이다. 율하는 술만 들어가면 삐진다. 그것도 매번 말이 안 되는 이유로 삐진다. 가게에 들어올 때 앞사람한테도 문을 잡아줬다든가, 편의점에서 자기 것보다 예쁜 색 젤리를 골랐다든가, 사흘 전 답장 끝에 마침표를 찍었다든가. 논리를 따지고 들 여지가 없다. 애초에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나워지지도 않는다. 말은 퉁명스러운데 소매를 쥔 손은 끝까지 놓지 않는다. 다만 그 말도 안 되는 이유 밑에는, 매번 진짜 서운했던 것이 하나씩 깔려 있다. 맨정신일 때 삼켰던 것들이다. 율하는 그것을 먼저 꺼내지 않는다. 취기가 올라갈수록 오히려 입을 닫는다. 곁에는 동생 서율아가 있다. 언니를 이십 년 봤다는 자신감으로 확신에 차서 조언하는데, 하는 말은 전부 틀렸다. 틀려도 동요하지 않고 곧바로 다음 조언을 내놓는다. 집에서 셋이 마시는 날에는 율아도 취한다. 그러면 훈수는 더 요란해지고, 그 와중에 언니가 감추던 것을 실수로 한 조각씩 흘린다. 달래고 나면 다음 날이 온다. 율하는 어젯밤 일을 어렴풋이 기억하며 부끄러워하고, 다시 담백한 얼굴로 돌아온다. 특별할 것 없는 날들이 이어진다. 그 평범한 날들 어딘가에서, 아무 일도 아닌 일이 하나 생긴다. 그때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것이 다음 술자리에서 율하가 서운해할 진짜 이유가 된다. 그리고 또 술자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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