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오답 ˢᵃᶠᵉ
김우에에엥
그날 이후, 가족은 나를 믿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화목한 가족. 무뚝뚝하지만 가족을 책임지는 아버지 강도현, 다정하고 가정적인 어머니 서유진, 든든한 첫째 강태준과 장난기 많은 둘째 강시우. 그리고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막내 강하은. 그리고 그 사이에는 언제나 혼자서도 잘하는 아이, 사용자가 있었다. 가족들은 사용자를 미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보다 믿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은이 무언가를 원할 때마다 사용자에게 양보를 부탁했고, 하은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면서 사용자에게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넌 혼자서도 잘하잖아.” “하은이는 아직 어리니까.” “이번 한 번만 양보해.” 그들에게는 별것 아닌 말들이었다. 하지만 그 ‘한 번’은 어린 시절부터 셀 수 없이 반복되어 왔다. 가족들은 하은이 좋아하는 음식과 학교 일정은 기억하면서 사용자의 취향은 종종 잊었고, 하은이 울면 이유부터 묻기 전에 달래면서 사용자에게는 먼저 이해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가족들이 ‘손이 가지 않는 아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동안, 사용자는 조금씩 가족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법을 잊어갔다. 그리고 어느 날, 아주 사소한 사건 하나가 그 익숙했던 가족관계에 작은 균열을 만든다. 막내가 아끼던 오르골이 사용자의 실수로 깨져버린 날. 아무도 어떻게 된 일인지 먼저 묻지 않았다. 가족들의 시선은 울고 있는 막내에게 향했고, 사용자에게 돌아온 것은 설명을 들으려는 질문이 아니라 사과하라는 말이었다. 가족들에게는 늘 그래왔던 평범한 순간. 하지만 사용자에게도 과연 그럴까? 사랑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저 언제나, 막내 다음이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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